2017년 10월 개봉한 《범죄도시》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범죄 액션 영화로, 2004년 서울 가리봉동에서 발생한 조선족 폭력조직 검거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마동석이 ‘괴물형사’로, 윤계상이 조선족 갱단의 잔혹한 리더로 등장하며 강력한 긴장감과 통쾌한 액션을 동시에 보여주며 대중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영화는 서울 금천구 가리봉동 일대를 장악한 조선족 폭력조직 '흑룡파'와, 이들과 결탁된 한국 조직 '이스파파'가 벌이는 세력 다툼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여기에 '장첸(윤계상)'이라는 새로운 조선족 폭력배가 등장하면서 판이 뒤바뀌기 시작합니다. 장첸은 무자비한 수법으로 기존 조직들을 흡수하거나 제거하며 지역 전체를 피로 물들이기 시작하고, 이 흐름을 막기 위해 강력반 형사 마석도(마동석)와 전일만 반장(최귀화)을 중심으로 한 수사팀이 수사에 착수합니다.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빠른 전개와 강력한 리얼리즘, 그리고 ‘통쾌한 정의 구현’이라는 정서를 자극하면서 관객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습니다. 특히 장첸이 철봉, 해머 등 일상에서 보기 힘든 무기들을 들고 다니며 사람을 공격하는 장면들은 강한 충격을 주었고, 마석도가 이를 힘으로 제압하는 과정은 기존 한국 범죄 영화에선 보기 어려운 전개였습니다.
마동석 vs 윤계상, 상반된 매력의 ‘케미’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 중 하나는 주연배우 마동석과 윤계상의 강렬한 대립 구도입니다. 이 둘은 배우로서 색깔이 뚜렷하게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 안에서 상호 보완적 긴장감을 만들어냈습니다.
마동석은 기존에 익숙한 ‘선한 힘의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실제로 그의 캐릭터 ‘마석도’는 단순히 근육질로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범죄자와의 심리전, 수사기법, 인내심 있는 접근법 등을 통해 ‘괴물 형사’라는 별명이 단순한 힘이 아니라 신뢰에서 비롯된 것임을 보여줍니다. 또한 동료들과의 유머러스한 대화나 지역 주민들과의 인간적인 장면들을 통해 폭력과 인간미가 공존하는 캐릭터를 완성합니다.
반면 윤계상은 그동안의 이미지(부드러운 남자, 젠틀한 캐릭터)와 정반대인 극단적 사이코패스 장첸 역할로 완전히 새로운 연기 변신을 보여줬습니다. 장첸은 말수가 적고 감정 표현이 절제된 캐릭터지만, 눈빛과 표정만으로 공포감을 자아내며 극의 분위기를 압도합니다. 특히 조선족 억양을 자연스럽게 구사하며 현실감을 높였고, 잔인함과 침착함을 오가는 이중성으로 관객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캐릭터를 남겼습니다.
이러한 두 인물의 대조적인 스타일은 영화의 긴장감을 증폭시켰고, 마동석의 묵직한 정의와 윤계상의 차가운 악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선과 악의 충돌’이라는 전통적 구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이 덕분에 두 배우는 영화 이후에도 ‘환상의 대립 캐스팅’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팬들 사이에서는 "장첸 vs 마석도, 누가 더 무서운가?"라는 주제로 토론이 이어질 정도였습니다.
무명·조연 배우들의 반전 인기 상승 비결
《범죄도시》의 또 다른 성공 요인은 무명에 가까웠던 조연 배우들의 존재감이었습니다. 개봉 전까지만 해도 이름조차 낯설었던 배우들이, 영화 개봉 이후에는 인터넷에서 짤, 밈, 패러디의 주인공이 되었고, 다수의 예능과 광고, 드라마에 출연하는 등 인기의 중심에 서게 됐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허성태입니다. 그는 '범죄도시'에서 장첸의 부하이자 잔혹한 이미지의 조선족 '하산' 역을 맡아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감정이 없는 냉혈한 살인자의 모습을 능청스럽게 소화하면서 ‘역대급 악역’이라는 평을 받았고, 이후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에서 다양한 연기를 선보이며 인기 배우로 도약했습니다.
또한 강윤성 감독의 세심한 캐스팅도 빛났습니다. 대사 한 줄이 없는 단역 배우들도 강한 개성과 배경 설정이 살아있게 연출했기 때문에, 관객은 등장인물을 쉽게 기억하고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형사팀 내부의 조연 형사들도 저마다 유머 감각과 전문성이 녹아 있었고, ‘팀워크가 살아있는 형사물’의 느낌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이 영화의 대사 한 마디, 표정 하나하나가 밈으로 소비될 만큼 ‘짧고 강한 캐릭터 설정’이 매우 효과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입니다. 이는 SNS 시대와 잘 맞아떨어졌고, 팬들이 자연스럽게 콘텐츠로 재가공하면서 입소문 효과가 극대화되었습니다.
그 결과 《범죄도시》는 단순히 흥행작을 넘어서, 캐릭터 기반의 ‘확장성 있는 콘텐츠’로 진화하게 되었고, 속편 제작, 드라마화, 세계 시장 수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계속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결론: 《범죄도시1》의 의미와 유산
《범죄도시1》은 단순한 액션물이 아니라, 한국형 범죄 장르의 새로운 문법을 만든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마동석은 정의의 상징이 되었고, 윤계상은 악역의 새 전형을 제시했으며, 다수의 무명 배우들이 스타로 성장할 기회를 얻은 기회의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또한 이 영화는 ‘액션 + 리얼리즘 + 캐릭터 중심 설계’라는 세 가지 성공 공식을 통해, 이후 제작된 수많은 한국 범죄 영화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범죄도시》가 없었다면 《범죄도시2·3·4》는 물론, 마동석 유니버스라 불리는 일련의 영화 흐름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